나이를 묻는다는 것(feat.기계의 물음)
"몇 살이세요?" 나이를 묻는다. 물음 하나로 내 몸뚱이가 이 땅에 시작된 시간을 측정한다. 축적된 시간은 보통 권위의 표시로 본다. 위계질서에 익숙한 언어로는 그렇다. 질문에 응답함과 동시에 사회문화적인 질서를 반영해 적당한 곳에 배치된다. 같은 질문을 가 묻는다. 각종 전자기기가 웹사이트 개인정보 기입란을 면전에 띄워 놓고 인간들의 문자로 번역해 묻는다. 상업적인 용도로 혹은 설문 연구의 용도로 각기 쓰임새를 달리해 수집한다. 시간을 무게로 달아 분류하지 않고, 쓸모를 기준으로 분류한다. 에서 로 변하면서, 이처럼 나이를 묻고 답하는 주체들의 맥락이 변했다. 인간이 묻던 질문을 기계가 대신 묻는다. 물음에 반응하는 맥락도 변했다. 나이를 묻는 상대방 눈에 어리는 힘의 정도를 가늠하는 대신, 여백을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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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5. 2.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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