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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파간다> - 에드워드 버네이스 - (1928)

 

전체주의는 폭력을 휘두르고,

민주주의는 선전을 휘두른다.

- 노엄 촘스키 -

 

 

 

버네이스는 1차 대전 당시 미국 연방공보위원회에 발탁되어 선전가로서 뛰어난 기량을 발휘했다. 전후에는 스스로 홍보전문가로 자처하고 여러 성공 사례를 남기기도 했는데, 여성 흡연을 유행시키고, 베이컨을 미국식 아침 식사의 전형으로 바꾼 당사자이기도 하다.

 

 

사실 <선전, propaganda>이라는 말의 부정적인 이미지는 1차 대전 가운데 형성되었다. 반전 여론이 거셌던 대중들의 관심을 전쟁 당위성으로 쏠리도록 하는 게 당시 선전의 목표였는데, 이후 여론 조작에 기만당한 대중들은 선전이라는 것에 등을 돌리게 됐고, 선전은 부정적인 이미지로 굳어지게 되었다.

 

<프로파간다>는 버네이스가 선전이라는 말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걷어내고자 하는 목적으로 집필한 책이다. 당연히 목적 달성에 실패하고 말았는데, 도리어 이를 참고하여 2차 대전에 임한 나치의 괴벨스는 선전의 부정적 이미지를 더욱 확고히 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되짚어보면 선전의 이미지를 세탁하고자 했던 버네이스의 소박한 열망은 어느 정도 이해가 되지만, 선전전략가로서 살아온 그의 이력은 이해하기 어려운 구석이 많은 게 사실이다.

 

 

물론 히틀러의 선전 자문 요청에 거절한 이력도 있기도 하다. 그러나 버네이스는 다수의 기업과 엘리트들을 홍보 의뢰인으로 두었고 이를 통해 자신의 명성을 쌓았다.

 

대표적 예로 과일 유통회사인 United Fruit Company의 홍보를 담당하면서, 해당 유통기업과 이권을 약속했던 과테말라 군사정부가 붕괴되고 민주 정부가 들어서자, CIA까지 동원하여 과테말라를 공산주의 국가로 낙인찍어 과테말라 정부를 전복시켰다. 이는 모두 그가 홍보를 담당했던 유통 대기업의 이익을 위해서 벌인 일이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버네이스를 가리켜 선전과 홍보의 아버지가 아니라 <민주주의의 암살자>로 부르며 비판하기도 한다.

 

1928, 즉 홍보산업 초창기에 기술된 저작이기에 여러 면에서 지금의 상황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 그러나 물량 공세가 아닌 전략적 측면에서 이미지를 구축하고 대중의 반응을 기대하는 버네이스의 통찰은 분명 시대를 앞서간 일면이 있다.

 

다만 여론에 영향을 끼치는 과정을 여론 조작의 과정으로 보았던 그의 관점이나, 소수 엘리트와 자본가들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여론의 판도를 함부로 재단했던 일은 비판받아 마땅한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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