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화에 보면, 강을 건너려고 전갈이 개구리에게 청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런데 개구리는 전갈의 독침이 부담스러워 반문한다. 그 독침으로 찌를 거 아니냐고. 이에 전갈은 그러면 강을 어떻게 건널 수 있겠냐며 개구리를 설득한다. 결말은 전갈이 개구리를 독침으로 찌르고 강에 빠진다는 얘긴데, 전갈이 최후에 하는 말이, “자기는 찌르는 게 습성이라 어쩔 수 없다”는 거였다. 하루에 천리길 강을 건너는 개구리가 있다 한들 뭐하겠나? 강을 건너는 일에 제아무리 숭고한 목적이 있다 해도 들쳐 업고 가야 하는 게 전갈이라면, 선뜻 나서는 개구리는 없다. 우화 속 개구리는 전갈의 말에 속아 최후를 맞이하지만, 현실 속 개구리들은 그렇지 않다. 상대가 전갈이라 판단되면, 적당하게 거리를 두고 피한다. 강을 건너는 일이 문제..
마을에 떠돌이 대장장이가 하나 들어왔습니다. 마침 대장간이 없던 찰나에 대장장이가 왔으니 마을 사람들도 잘 됐다고 여겼습니다. 가위도 좀 사고 호미도 사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대장장이는 가위도 호미도 안 만들고, 오직 큰 칼만 만들었습니다. 하루 종일 대장간 안에서 큰 칼만 여러 개 만들어 쟁여 놓았습니다. 기이한 대장장이의 모습에 사람들은 미심쩍은 눈길을 보냈습니다. 전쟁에서나 쓸 만한 큰 칼만 주구장창 만들어 내니 이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대장장이에게 찾아 와 위험하게 전쟁에서나 쓸 칼을 왜 그렇게 만드느냐고 했습니다. 대장장이가 답했습니다. “전쟁이 임박했으니 전쟁에서 쓰는 칼을 만들 수밖에요…….” 이 말을 듣고 마을 사람들은 대장장이를 더욱 이상하게 보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