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흥행 성적이 좋다. 다행이다. 원작 소설 때부터 있었던 거센 반발이 옮겨 와 영화 개봉 전부터 들끓었는데, 정말 다행이다. 평점테러를 쏟아냈던 이들 말고, 그 외 다른 남자들. 즉, 누군가의 남자친구, 남편, 오빠, 아빠들은 영화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다. 어쩌면 앞선 논란과 이슈가 더 컸어도 차라리 나았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야 뭔가 뒤이어 진전이 있겠다 싶어서... 조금 더 영화 흥행 성적이 오르고 이슈의 판이 커지면 어떨까 싶다. 사실 우리는 그 동안 이런 말들로 얼마나 숱하게 덮으며 지내왔는지 모른다.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어" "아빠 빼고 남자는 다 늑대야" 엄마의 일생이 한참이나 지난 뒤에야 깨닫는 부조리한 일상. 아빠 스스로가 직접 남성사회의 부도덕함을 내비치는 그 말들. 현..
이전 교회에서부터 연락하고 지내는 교우가 한 분 계시다. 교회와 사회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안고 있는 그가 하루는 이렇게 물었다. 남성 중심으로 쓰여진 성경과 설교에 거북함을 느껴 교회에 나오길 거부하고 있다는 대학생, 고등학생 딸을 둔 지인이 있단다. 상황이 이러한데 과연 기독교계는 관련 이슈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고 있나? 게토화 된 기성교회 안에 있으면서 숱하게 고민하던 것들이라 이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여 응답해 드렸다. 아래의 글은 그 내용이다. 1. 오해가 없도록 좀 더 보태면, 성경은 남성 필자들이 쓴 책입니다. 물론 성경은 성령의 영감을 받아 쓴 책입니다. 그러나 당시 성경을 쓴 필자의 삶을 둘러싼 사회문화적인 맥락들이 완벽하게 소거되어 기록된 건 아닙니다. 성경이 남성 필자들에 의해 쓰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