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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82년생 김지영>의 흥행 성적이 좋다. 다행이다. 원작 소설 때부터 있었던 거센 반발이 옮겨 와 영화 개봉 전부터 들끓었는데, 정말 다행이다. 평점테러를 쏟아냈던 이들 말고, 그 외 다른 남자들. 즉, 누군가의 남자친구, 남편, 오빠, 아빠들은 영화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다. 

어쩌면 앞선 논란과 이슈가 더 컸어도 차라리 나았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야 뭔가 뒤이어 진전이 있겠다 싶어서... 조금 더 영화 흥행 성적이 오르고 이슈의 판이 커지면 어떨까 싶다.

사실 우리는 그 동안 이런 말들로 얼마나 숱하게 덮으며 지내왔는지 모른다.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어"

"아빠 빼고 남자는 다 늑대야"

엄마의 일생이 한참이나 지난 뒤에야 깨닫는 부조리한 일상. 아빠 스스로가 직접 남성사회의 부도덕함을 내비치는 그 말들. 현학적인 페미니즘의 수사도 좋지만, 마주하기 힘든 사례의 나열도 좋지만, 그 보다 가족끼리 주고받았던 저 말들 속에서 우리의 실체를 알게 모르게 노출시켜왔던 게 아닌가 싶다.

그런데 문제는 이게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는 사실이다. 여전히 우린 이 말들을 내뱉으며 지낸다. 엄마의 일생이 한참이나 지난 뒤 반성문 쓰듯이, 혹은 저 자신도 남성사회의 부도덕함에 알게 모르게 공모했으면서 제 딸만큼은 희생양이 아니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말이다.

아프다. 그만큼 일상 속에 깊이 얽혀있다는 얘기니까. 그래도 어쩌겠나. 지금 뭐라도 어떻게 해 봐야지. 한 세대가 지나면 지금보다는 조금 나아질 수 있을까? 우리 딸들이, 누나와 동생이 앞으로 지낼 그 미래가 지금보다 밝았으면 좋겠다.

오늘을 딛고 함께 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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