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법과 폭력이 한 끗 차이일 때 "법 앞에 문지기 한 사람이 서 있다. 시골서 온 한 남자가 문지기에게 다가와서 법 안으로 들어가게 해달라고 간청한다. 그러나 문지기는 지금은 입장을 허락할 수 없다고 말한다." (카프카, <법 앞에서> 中) "화 있을진저 외식하는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여, 너희는 천국 문을 사람들 앞에서 닫고 너희도 들어가지 않고 들어가려 하는 자도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도다." (마태복음 23장 13절) - 열린 문, 그러나 지날 수 없는 문 문은 언제나 열려 있다. 다만 그 앞에 버티고 선 힘이 있을 뿐이다. 카프카(Franz Kafka, 1883~1924)의 소설 <법 앞에서>에 등장하는 문지기나, 예수께서 지적하신 외식하는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나 매한가지다. 그러나 교단 ..
2019년 들어서 세미나에 참여하고 있다. 문화이론이야 탐독하던 서적들이 있어서 주워 들은 게 많지만, 특정 시대의 문화를 촘촘하게 들여다본 적은 별로 없다. 덕분에 나름의 기대가 있다. 그 동안 관심 갖지 못했던 영역을 다루는 경험 자체가 기분 좋은 자극제가 되기 때문이다. 세미나에서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시대는 식민지 근대(19세기 말~광복 전후)다. 2019년이 의 해인 걸 고려할 때, 시기적으로도 의미하는 바가 크다. 특히 식민지 근대를 다루는 텍스트를 읽으면서, 오늘날까지 영향을 끼치는 세력들의 면면을 살필 수 있어서 좋다. 지난 2주차 때는 , 즉 우경 세력들이 역사적으로 어떤 영향 가운데 형성되었는지 가늠할 수 있는 단초들을 제공받을 수 있었다. 이는 우경화 된 기독교 세력들이 라는 정체성을 ..
[부제] 매체철학적 관점에서 본 교회 속 편향된 미디어 담론 2016년 사순절에 "미디어 금식" 관련해서 에 기고했던 글이다. 매년마다 돌아오는 사순절(고난주간)마다 미디어 금식을 하는 교회들이 있다. 아마 올해도 마찬가지일거다(참고로 2019년 사순절은 3월 6일 재의 수요일을 기준으로 시작이다). 미디어 금식이란 게, 미디어 자체를 해악을 끼치는 것으로 편향되게 바라보는 관점에서 출발한 거라 "과연 미디어가 그렇게 악한가?"라는 물음에서 써내려 간 글이다(물론 대학원 전공이었던 매체철학의 관점에서 고찰했기도 했다). 2016년에는 설 연휴 즈음해서 사순절이었나보다. 어쨌든 미디어 금식, 뭔가 좀 부담되고 불편하고 부당하다 느끼는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한다. 설 연휴를 지나고 보니 사순절이..
이전 교회에서부터 연락하고 지내는 교우가 한 분 계시다. 교회와 사회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안고 있는 그가 하루는 이렇게 물었다. 남성 중심으로 쓰여진 성경과 설교에 거북함을 느껴 교회에 나오길 거부하고 있다는 대학생, 고등학생 딸을 둔 지인이 있단다. 상황이 이러한데 과연 기독교계는 관련 이슈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고 있나? 게토화 된 기성교회 안에 있으면서 숱하게 고민하던 것들이라 이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여 응답해 드렸다. 아래의 글은 그 내용이다. 1. 오해가 없도록 좀 더 보태면, 성경은 남성 필자들이 쓴 책입니다. 물론 성경은 성령의 영감을 받아 쓴 책입니다. 그러나 당시 성경을 쓴 필자의 삶을 둘러싼 사회문화적인 맥락들이 완벽하게 소거되어 기록된 건 아닙니다. 성경이 남성 필자들에 의해 쓰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