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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렜다. 달콤하기만 했다. 그야말로 깨가 쏟아졌다. 그래,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깐... 그러나 깨도 한정 없이 쏟아지지 않는 법! 쏟아지는 깨도 다 떨어지고 없어지는 순간이 온다. 그렇다. 마냥 설레기만 하다가도 이렇게 틀어져 버리기 쉬운 게 남녀관계다. 물론 결국에는 풀린다. 대개의 경우 속이 타는 대립각을 세우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화해의 손을 내밀지만, 불안하다. 화해는 했지만 조만간 또 싸울 것 같은 예감에 불안한 것이다. 그 사람이 싫은 게 아니다. 단지 싸움이라는 게 싫은 것이다. 싸우는 건 누가 대신 싸워주고 나는 그냥 달콤한 연애만 하고 싶다.

 



그렇다. 누군들 싸움을 즐기겠는가? 하지만 나와 다르기 때문에 끌릴 수밖에 없었던 상대의 매력도 그 다름이 참을 수 없는 차이로 다가올 때는 붙잡아 앉혀 놓고 말해야 한다그리고 서로 다르기 때문에 힘든 부분 말고도 약속시간에 항상 늦는다거나, 술만 마시면 인사불성이 된다거나, 씀씀이가 너무 헤프다거나 하는 것들은 싸움을 피해서 될 게 아니다. 싸우더라도 반드시 조정을 해야만 하는 법이다.

 

하지만 잘 싸워야 한다. 싸움의 방법을 알아야 한다. 고대 국가들의 전쟁이 주먹구구식의 싸움이 아니라 병법과 전술을 기초로 했던 것처럼 관계의 문제를 푸는 과정과 원칙들을 알아야 한다.




 

1. 목표에 집중하라.

 

난 이렇게 지내는 거 힘들어!”, “이것 좀 바꾸면 안돼?”라는 식으로 성급하게 싸움의 본론으로 들어가선 안 된다. 상대방을 무참히 짓밟고 승리감에 도취는 되겠지만, 또 다시 싱글로 돌아오는 게 목표가 아니지 않은가? 모든 연애싸움의 목표는 화려한 싱글로 돌아오는 게 아니라 서로가 화목했던 순간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2. 상대의 마음 속 그림을 그려라.

 

살아왔던 환경이 달라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생활 패턴은 사실 나만 힘든 게 아니다. 내가 차이의 간극을 느끼는 만큼 상대방도 느끼고 있다. 다만 내가 먼저 표현을 했을 뿐이다. 그리고 상대방의 일방적인 과실들도 결과물이 과실일 뿐이지 반복하게 만드는 삶의 역동과 맥락을 함부로 잘못으로 치부해서는 안 될 일이다. 예를 들어 씀씀이가 너무 헤프다거나 여기저기 마음을 흘리고 다니는 과실들은 파생된 결과일 뿐, 결핍된 내면의 문제일 수도 있다. 다시 말해서, 어쩌면 상대방은 결핍된 내면을 내가 채워주기를 기대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때문에 아무리 내가 느끼는 불편한 감정들을 앞서서 막 표현하고 싶더라도 참아야 한다. 말을 삼키라는 것이 아니라 속도 조절을 하라는 것이다. 제 아무리 쏟아 붓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을 지라도 멈춰서 먼저 상대방의 입장에 서 봐야 한다.

 

  

3. 감정에 신경 써라.

 

사람은 감정적으로 변하면 상대방의 말을 듣지 않게 마련이다. 때문에 절대 성급하게 몰아쳐서 상대방의 감정을 자극시켜서는 안 된다. 오히려 상대방의 감정에 공감하면서 혹은 필요하다면 사과를 해서라도 상대방의 감정을 보살펴야만 한다. 그런 후 상대방이 다시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4. 점진적으로 접근하라.

 

성급한 말과 행동은 상대방의 마음을 멀어지게 할 뿐 아니라 위험 요소를 키울 뿐이다. 때문에 상대방과의 심리적 걸음걸이의 보폭을 줄여야 한다. 만약 상대방이 아직 나를 덜 신뢰한다면 더욱 속도를 줄여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심리적 보폭 확인은 1회적으로 그치지 말고 매 순간마다 반복적으로 해야 한다.

 

 

5. 가치가 다른 대상을 교환하라.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가치 기준을 갖고 있다. 따라서 나는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상대방은 덜 중요하게 생각하는 대상을 서로 교환할 수도 있다. 다른 일상의 사례지만, 공휴일에 일하는 대신 전체 휴가 일수를 늘리거나, 텔레비전을 보는 대신 공부를 더 하거나, 물건의 가격을 깎는 대신 다른 고객을 소개시켜주는 것 등이다. 단지 소재만 바뀔 뿐 연애관계에 놓인 서로에게 이를 적용하는 것이다.

 

 

6. 상대방이 스스로 내뱉었던 말을 활용하라.

 

사람들은 자신의 말을 어기는 모순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기 싫어한다. 그래서 과거에 한 말이나 약속을 들어서 이야기하면 대부분 이를 따르고자 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이 방법은 상대방을 긴장시켜 스스로 내뱉은 말을 어기는 일을 줄여주는 효과를 발휘하기도 한다.

 

 

7. 절대 거짓말을 하지 마라.

 

어떤 상황에서도 상대방을 속이려고 하면 안 된다. 거짓말은 언젠가 상대방이 알게 될 것이고, 결국 이로 인해 장기적으로 큰 손해를 입게 될 것이다. 억지로 강해 보이려고 하거나 다정하게 구는 것도 좋지 않다. 가면은 언젠가 벗겨지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해서 처음부터 모든 것을 상대에게 다 털어놓거나 만만한 상대로 보여도 좋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처음부터 끝까지 진실한 자세로 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말하는 것이다.

 

 

8. 멋대로 자리를 뜨지 마라.

 

때때로 문제를 잘 해결하고 싶어도 이야기가 도통 풀리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런데 간혹 이러한 순간에 자리를 뜨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아무리 답답한 심정일지라도 자리를 떠나서는 안 된다. 다혈질이라 자리를 뜰 수밖에 없었다는 것은 변명일 뿐이다. 어디 나만 답답한 상황이겠는가? 상대방도 마찬가지다. 상대방도 자리를 뜨고 싶지만 마음을 누르고 있는 것이다.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행위는 도리어 미성숙한 인격만 드러낼 뿐이다. 그러므로 이야기가 풀리지 않을 때는 서로 잠시 휴식을 취하는 편이 낫다. 충분히 마음의 열을 내리고 감정을 식힌 후 다시 본론을 다루는 것이다.

 

 

- Stuart Diamond, "Getting mo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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