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반응형
SMALL

 


 

바로 어제 2/25(), 한유총의 <에듀파인 시행 반대 총궐기대회>가 광화문에서 있었다. 경찰 추산 11천여 명, 자체 추산 3만여 명이 운집해 에듀파인 시행을 놓고 목소리를 냈다. 그래 그럴 수 있다. 광장은 누구나의 것이니까. 또 누구든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게 민주사회이기도 하고... 그러니 저렇게 시커멓게 드레스코드까지 맞춰서 모인 그 자체를 가지고 뭐라 할 순 없다.

 

다만 이들이 모여서 쏟아 놓은 말이 문제인데,

 


바로 색깔론이다. 좌파가 유아교육 사망선고를 했단다. 에듀파인 하기 싫으면, 왜 하기 싫은지 이유를 대야지. 뜬금포 빨갱이가 문제야!’ 라는 식이다. 그런데 그 근거 없음 자체가 현재 저들의 상황이기도 하다. <회계 관리 투명성 제고> 목적으로 에듀파인을 하자는 건데, 그걸 하기 싫은 이유를 댈 수가 없는 거다.

 

그럼 화끈하게 에듀파인 시행하고 그 이후에 에듀파인 시행에서 오는 부작용들을 개선하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굳이 그렇게까지 에둘러 상상의 나래를 펼 필요가 없다. 그냥 저들은 그동안 함부로 유용했던 유치원 재정을 앞으로 손을 못 대니 저러는 것이다.



 

얼마나 다급할까? 개인 사유재산처럼 마구 끌어와 썼던 저 사람들... 한 번 그들의 생각을 감히 넘겨짚어 보자면, 유치원 돈 갖다 쓰면서 좋은 거 입고, 먹고, 놀러 다니고 그런 건 좀 줄이거나 참으면 된다. 그러니까 공적 자금을 사치에 유용하는 자체도 문제지만, 그게 다가 아니라는 소리다.

 

기본적으로 이 사태의 발단은 저들의 사유 재산 자체가 유치원 자금 인풋이 있어야 돌아가는 포맷으로 세팅이 되어 있다는 데에서 기인한다. 괜히 말이 어렵게 됐는데 쉽게 풀면, 막말로 전세 보증금, 대출 이자 및 원금, 자녀 결혼자금, 대학 등록금 등 소위 계획이 필요한 목돈 마련에 유치원 공적 자금 유용을 포함시켜 설계를 해 두었는데, 그게 틀어지게 됐으니 저렇게 다급한 거다. 나라 때문에, 에듀파인 때문에, 저들의 사적인 자금계획에 심각하게 차질이 생겨 화가 난 것이다.

 

그러니까 저들은 이익집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유아교육 사망선고 어쩌구저쩌구 해도 저들에겐 교육에 대한 마인드 자체가 없는 거다. 투명성을 높이자는데, 뭐가 문제인가? 심지어 국공립 유치원은 이미 10년 전, 2010년부터 에듀파인을 쓰고 있다.

 

결국 이 사태는 사립유치원, 저들의 문제다.

 

그런데 저렇게 마땅한 이유도 찾을 수 없는 궁지에서 어떻게 색깔론이 갑자기 툭 튀어나올 수 있는 걸까? 이걸 보면 마치 태극기 부대나 자한당을 보는 것 같다. 도저히 비판할 근거를 찾지 못할 때, 울궈 먹고 울궈 먹는 색깔론!

 

자기 보존과 이익 추구가 최대 목적인 자한당이 자신들의 심각한 부패를 감추기 위해 써 온 색깔론 프레임은 논리적 정합성과는 상관없이 잘 먹혀 들어가는 구석이 있는 게 사실이었다. 적어도 특정 이념에 대한 세뇌가 사회적으로 학습된 분단국가 상황에서는 분명 그러했다.

 

그런데 색깔론은 다른 색깔로 규정할 수 있는 외부의 존재가 상정되어 있을 때만 효과가 있다. 하지만 최근 남북의 상황이 평화체제로 진행되고 있으니 색깔론 카드도 머지않아 자취를 감추지 않을까 생각한다.

 

자한당의 최근 5.18 폄훼와 더불어 기레기 언론의 왜곡 보도의 칼끝이 정부를 겨냥하고 있으니, 한유총도 마찬가지로 색깔론으로 흔들어 제끼면 효과가 있을 줄로 아나 본데, 문제는 앞서 말한 대로 그 색깔론이라는 게 이제 끝물이라는 거다.

 

안타까운 일이다. 심각한 자충수다. 한유총 내부에서도 반발이 있다고 들었다. 전략 없이 광장에 모여 목소리를 내는 저들의 대표가 너무도 부끄러울 거다. 심지어 사립유치원 전체가 태극기 부대와 자한당 수준으로 도매금 당하게 생겼으니 창피할 수밖에 없다.

 

결기를 내세워 싸움을 시작했는데, 막상 까보니 어처구니없이 쥐어 터지는 때가 있다. 그럴 때는 투전판에 뛰어든 이가 스스로 싸움을 끝낼 수가 없다. 자존심 때문에 제 입으로 그만!’이라고 못한다. 누군가 말려줘야 한다. 사립유치원 테두리 안에서 부끄러움 가운데 손을 오그리고 있는 분들은 어서 저들을 말려야 한다. 하루가 지나 언론에 대서특필된 저들의 어리석음과 시민들의 분노를 마주하고서 근데 이제 이거 어떻게 끝내지?’하고 멍 때리는 저들의 손을 잡고, “됐어, 이제 그만해! 집에 가자!‘라고 해줘야 한다. 그래야 덜 수치를 당한다.

 

 

 

반응형
LIST
반응형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