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반응형
SMALL
갑작스럽게 장례 집례를 부탁 받았다.
그야말로 갑작스레..
낯선 이의 마지막 몸.
그 앞에 까무러치는 고인의 어머니.
이미 마음에서 끊어낸 지
오래인 듯한 고인의 아들.
그리고 그 옆에
더 낯선 풍경으로 서 있는 나.
그렇게 달리 살아온 넷이 한 곳에 있었다.
가족이지만
한 곳에서 부대껴 살지 않았던 셋,
객으로 함께 선 나.
한바탕 곡이 지나고
신의 이름을 부르고서야
알았다.
비록 서로 낯설게 살았을지라도
그의 마지막 기운이
서로 한 날에 만나게 했음을..
까무라쳐 들려 간 노모와
모든 말을 표정에서 지운 아들의
뒤를 따라 그 곳에서 나서며
속으로 한 마디 건넸다.
"서로 낯설게 살다 한 날에 만나는구료"
"잘 가시오.."
반응형
LIST
'Columns' 카테고리의 다른 글
페미니즘, 교회를 떠나는 여성들 (2) | 2019.01.23 |
---|---|
어머니는 그렇게 거리의 투사가 되었다 (0) | 2019.01.20 |
새해에는 무고한 생명 더 잃지 않았으면 (0) | 2019.01.20 |
3.1운동 100주년 한국 그리스도인 서명 (0) | 2019.01.20 |
담론의 충돌 그리고 유시민의 <알릴레오> (0) | 2019.01.19 |
Blog is powered by
Tistory /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