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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럽게 장례 집례를 부탁 받았다.

그야말로 갑작스레..

 

 

낯선 이의 마지막 몸.

그 앞에 까무러치는 고인의 어머니. 

이미 마음에서 끊어낸 지 

오래인 듯한 고인의 아들.

 

 

그리고 그 옆에 

더 낯선 풍경으로 서 있는 나.

 

그렇게 달리 살아온 넷이 한 곳에 있었다.

 

 

가족이지만

한 곳에서 부대껴 살지 않았던 셋,

객으로 함께 선 나.

 

한바탕 곡이 지나고

신의 이름을 부르고서야

알았다.

 

비록 서로 낯설게 살았을지라도

그의 마지막 기운이

서로 한 날에 만나게 했음을..

 

까무라쳐 들려 간 노모와

모든 말을 표정에서 지운 아들의

뒤를 따라 그 곳에서 나서며

속으로 한 마디 건넸다.

 

"서로 낯설게 살다 한 날에 만나는구료" 

"잘 가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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