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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언론의 궁극적인 목표는?>

Scott's manager 2020. 3. 14.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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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중 다수는 지금 저 치열한 대구 현장에 가본 적이 없다. 그저 안전을 명분 삼아 이전보다 덜 접촉하고 격리된 듯 지낼 뿐이다. 그럼에도 마치 세상 돌아가는 판을 다 보고 있는 듯 생각하고 판단한다. 방구석에 틀어 박힌 채 저마다 색안경으로 보고 있으면서도 바깥 세상을 제대로 보고 있다고 여긴다.

 

근데 재밌는 일은 곧 선거를 앞둔 의원 나부랭이들이 세상을 보는 방식도 이와 같다는 점이다. 책상머리에 앉아서 바깥 세상을 본다. 현장과 괴리된 정치가 왜 자꾸 난무하냐고 따지기 전에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 주권자인 시민도 이토록 현장과 유격이 있는데 대리자인 정치인이라고 다를까? 소위 말하는 언론의 신뢰도는 이 유격을 좁히느냐 뒤틀어서 벌리느냐에 달렸다.

근데 주권자(정치인)<각막>과 사건의 <현장> 사이에 렌즈처럼 낀 언론의 궁극적인 목표는 어디에 있을까? 현장을 최상으로 담아내는 렌즈의 고퀄화? 아니다. 현장 재현이 목표였다면 지금의 언론 참사는 없었을 것이다. 그런 고상한 목표를 추구하기엔 그간 언론사들은 존폐의 위험을 너무도 많이 겪었다. 언론사 수익구조의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불행하게도 현장 재현보다 앞선 오늘날 언론의 실질적인 목표는 바로 렌즈 없인 아무것도 보지 못하는 약시로 각막들을 길들이는 데에 있다. 시력이 여전히 약해야만 렌즈를 의지할테니깐. 그래서 가짜뉴스이건 정파성에 치우친 뉴스이건 상관이 없는 것이다. 사실이든 가짜든 렌즈를 끼고나니 이전과 다르게 뭔가 보이더라는 느낌이 들게 만드는 게 중요한거다.

수익성 문제가 시초였을 순 있다. 그러나 문제를 진단했다고 해법이 시원하게 나왔을까? 아니다. 오늘날 언론의 궁극적 바람은 주권자와 정치인들의 각막을 파내고 그 자리를 꿰차는 것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며 뉴스를 훑어보면서 그래도 자신은 뭔가 나름의 관점을 가지고 사회를 파악하고 있다고 여기고 있는가? 글쎄다. 일련의 행위를 반복함으로써 우리 스스로 각막을 떼 내고 인공 렌즈를 삽입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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