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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강아지 구충제 품절?>

난데없이 <강아지 구충제>가 품절이란다. 이유는 항암치료에 탁월하다고 해서다. 주변에 대장암으로 고생하는 분이 계시는데, 그의 가족 카톡방에도 이 내용이 공유됐다고 한다. 그러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이내 품절사태가 벌어졌다고 뉴스가 나온다. 정말이지 오죽하면이라는 소리가 절로 나오는 상황이다.

심지어 최근 폐암으로 투병하고 있는 개그맨 김철민 씨는 페이스북을 통해 팬들이 보내온 강아지 구충제 요법을 따라 한 번 시도해 보겠다고 알린 상태이기도 하다.

 

해당 이슈가 수면 위로 부상하자 식약처와 대한약사회는 복용을 자제하라는 권고를 냈다. 그런데 환자와 가족들이 권고를 쉽게 받아들일까? 사실 강아지 구충제 관련 기사가 포털 메인을 장식했을 때, 댓글부터 살펴봤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죽으나 저렇게 죽으나 매한가지인데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얘기가 적지 않았다.

 

2. <이슈를 둘러싼 주체들>

한편 이번 이슈는 대중이 다양한 판단을 할 수밖에 없게끔 여러 정보가 한데 얽혀 있기도 하다. <이슈의 주체>만 해도 그렇다.

 

대략적인 사안의 주체들은 이러한데, 이들이 어떤 기준 하에 그룹이 지어지느냐에 따라 이슈에 대한 <해석>이 다양하게 나올 수밖에 없지 않나 생각한다. 몇몇 기준들을 밝히자면 다음과 같다.

 

 

의료행위를 주고받는 게 표면상의 관계이지만, 이슈의 해석을 가르는 쟁점 기준은 바로 <전문성><의료행위 목적>에 있다. 특히 이 지점에서 해당 사안을 이슈로 부상하게끔 이끈 주요한 반론이 형성되는데...

이들 반론에 대한 설명을 덧붙이자면 다음과 같다.

1) [의료인/병원/제약회사]가 치료 목적보다 영리 목적을 우선시하여 강아지 구충제 사안을 반대하고 나서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

2) 의료계뿐만 아니라 여러 전문가 집단의 정보 독점이 갈수록 해체되어가는 시대 상황을 반영한 의구심.

 

3. <대중이라는 주체가 낄 자리>

그런데 여기서 궁금한 한 가지! 이 사안에서 <대중>이라는 주체가 낄 자리는 어디쯤일까? 대체로 이슈가 발생하면 부상하는 갖가지 의견들이 대중 안에서도 분화하게 마련인데, 이 사안도 마찬가지다.

대중 안에는 [환자/가족]의 견해를 따르는 이들도 있고, [의료인/병원/제약회사]의 견해를 따르는 이들도 있다. 혹자는 심리적으로 [환자/가족]의 절박한 상황을 헤아리지만, 냉정하게 판단하는 국면에 이르러서는 [의료인/병원/제약회사]의 견해를 따르는 것이 아니냐고 하지만, 이게 단순히 냉정과 감정을 오가면서 생기는 판단의 차이는 아니다. 대중의 견해는 단순히 둘로 양분화되지 않는다. 적어도 앞서 분류한 기준만큼 좀 더 세밀한 의견 분화가 일어난다.

 

 

사실 따지고 보면 의료계에 종사하지 않는 일반 대중이 의료인의 입장을 대변한다는 건 일종의 모순처럼 보인다. 도리어 언젠가 자신도 암 환자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잠재적 환자 군에 편입되어 있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하지만 오랜 세월 동안 사회적으로 전문가 집단에 보인 신뢰는 대중 안에 깊게 새겨져 있다. 때문에, 이번 강아지 구충제 사태에서도 의료계에 여전한 신뢰를 보인 대중이 적지 않다. 쉽게 말해, 해당 분야 전문가들이 잘 알아서 판단한 일이니 믿고 따라야 한다는 쪽이다.

그러나 인터넷에서 길어 올린 정보로 해당 분야의 전문 자격은 취득할 수는 없어도 전문가의 권위는 얼마든지 끌어내릴 수 있는 시대가 된 지금, 반대의 목소리를 내는 대중도 적지 않다. 사실 강아지 구충제의 항암효과 여부를 떠나 이번 이슈의 부상엔 전문가 집단을 향한 의구심도 한몫했다. 보건당국이 나서서 사태가 다소 수그러들긴 했지만, 사면초가에 처한 환자들의 시한부 상황은 하나도 변한 게 없다.

그래서일까? 이미 전문가들의 손을 거쳐 항암치료라는 선택지를 따라온 환자들은 이제 유일하게 남은 선택지가 더 이상 전문가들이 금기시하는 성역으로 보이지 않는다. 도리어 그것의 성패를 가름하는 타당성의 검증을 그들 자신의 몸으로 해 보이면 안 되겠냐고 무언의 외침을 내뱉는다. 그만큼 절박하니까...

 

4. <각기 다른 처방이 필요한 사람들>

워낙 이슈가 크게 회자 되다 보니 옹호/반대 견해가 중복하여 양산된 것은 물론이고, 실질적인 항암효과 확인이나 대처 방안을 모색한 내용도 제법 올라온다. 일단 이슈의 열기를 뒤로하고 보건당국에서 복용 자제를 권면한 상황이니, 약물 오용에 대한 주의 환기는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듯하다.

문제는 이미 현행 치료의 과정을 모두 지나온 더 이상 남은 처방이 없는 사람들의 경우다. 이들에게 어떻게 단념의 말을 건넬 수 있을까?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어쩌면 보아도 못 본 척 지나쳐야 할 일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왜냐면 그들 삶의 문제에 우리는 철저히 참고사항일 따름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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