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반응형
SMALL



<일상생활의 혁명: 젊은 세대를 위한 지침서>

 




라울 바네겜의 책을 읽는다. 프랑스 68혁명 당시 지대한 영향을 끼친 책이다. 가슴에 꽂히고도 남는 격언과도 같은 문장들이 일품이다. 일례로 <La Libre>와의 인터뷰에서 노동인간의 관계를 꼬집은 그의 언급은 그만의 통찰을 잘 보여준다.

 

- 노동의 필요성은 인간을 가축의 지위로 떨어뜨린다.

 

문장 하나로 그로테스크한 현실 인식을 뇌리에 새긴다. 그런데 그가 꼬집어 말하는 60년대나 지금이나 마주하는 일상의 부조리는 여전하다. 특히 책 전반부에서 다루고 있는 일상 속 <모욕>에 대해 분석한 내용은 비틀어진 인간관계와 사회구조를 여과 없이 드러낸다.





사람들과 거리 두고 살라 종용하는 그 끝에 단절이 있다는 걸 감춘 채 처세술을 가르치는 책들, 집단이나 사회를 보는 눈을 가리고 오로지 각자 스스로 닦달하다 보면 지금보다는 나아진다고 최면을 거는 책들, 그런 책들은 대형 서점 진열대에 이미 가득하다.

 

오늘날에도 많은 이들이 여전히 가축의 지위로 떨어진 노동자의 현실을 온몸으로 체감한다. 몸에 박힌 경험들을 되짚어 확인하는 게 그리 기분 좋은 일은 아닐 테지만, 동류의 경험을 샅샅이 파헤쳐 적군의 파편을 문장으로 끄집어낸 그 자체를 마주하는 일도 때로는 필요하다.

 


왜 사는 게 이따위냐고 가슴에서 불이 나고 어금니가 물어질 때, 얄팍한 처방일랑 하지 말고 제대로 들춰보자. 모르고 당하는 분함과 알고도 당하는 분함 사이에서 이렇게든 저렇게든 멍하게 정신 줄을 놓아버리는 내 영혼에 조금이나마 근원적인 처방을 해 보자.

 

그래야, 라울 바네겜의 말대로 이를 악물고 분연히 일어서든지 할 게 아닌가하여 <일상생활의 혁명: 젊은 세대를 위한 삶의 지침서><2_모욕> , 짧지만 강렬한 그의 통찰들을 담아 둔다.

 

- 모욕감은 바로 물건이 되는 감정이다.

- 모욕과 공격적 태도의 항구적 교환을 바탕으로 한 일상생활의 경제는 마모 기술을 숨긴다.

- 인간이 사물이 될수록 그는 오늘날 더욱 사회적이 된다.

- 착취로부터의 해방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 강제된 만남의 경우 포도주는 우리가 맛을 음미할 때 식초로 변한다.

- 내가 지도록 모든 것이 꾸며진 곳

- 벽돌처럼 무감각하고 다루기 쉬운 것이 되라는 것이 바로 사회조직이 각자에게 친절하게 요구하는 것이다.

- 삶은 체험된 모욕의 정도에 맞춰 평가된다.

- 사람들이 자신의 모욕을 선택하면 할수록 더욱 그들은 산다”. 그럴수록 더욱 그들은 사물들로 정돈된 삶을 산다. 이것이 물화의 술수이다. 이 술수는 물화를 잼 속에 든 비소처럼 알아차리지 못하게 유통한다.

- 억압적 폭력은 합리적으로 분배된 수많은 바늘 찌르기로 전환된다.

- 결코 자기 자신이 될 수 없다는 원한이 다른 사람들의 행복을 상상하도록 하는 이 샘 많은 분노는 어떻게 할 것인가?

- 아주 작은 상처에도 살이 썩는다.

- 내 행동과 생각을 방해하고 타락시키는 적대적 힘들이 있다. 세계를 뒤흔드는 위기는 내 행동과 생각이 이 적대적 힘들과 맞붙는 싸움과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다.

- 인간관계의 영역에서 어느 정도 참을 수 있는 상태, 어느 정도 인정할 수 있는 분노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 감옥의 간수는 안전이 우선이라고 말한다.

- 푸제는 <르 페르 페나르>에서 왕들은 그들의 주권을 갖고 기름지게 살았고 우리는 우리의 주권을 갖고 굶어 죽는다라고 했다.

- 왕 자신에 대한 존경은 그 자체로는 비판받을 만한 것이 아니다. 그것이 끔찍하게 되는 것은 그것이 남을 복종시키면서 모욕할 권리를 기반으로 세워지기 때문이다.

- 주권 위에 자신의 삶을 세우지 못했기 때문에 사람들은 오늘날 다른 사람들의 삶 위에 자신의 주권을 세우고자 한다. 노예의 품행이다.

 

 


반응형
LIST
반응형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